
기억은 인간 인지 기능의 핵심이며, 학습·의사결정·정체성 형성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삶의 질을 좌우하는 복합적 뇌 기능이다. 이처럼 고차원적인 기억은 단순한 정보 저장이 아닌, 신경세포 간의 동적 재배치와 회로 적응이라는 생물학적 기전 위에 기반을 둔다. 이때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바로 뇌가소성(neuroplasticity)이며, 특히 기억을 중추적으로 담당하는 해마(hippocampus)는 이 가소성 메커니즘이 가장 뚜렷하게 작동하는 영역이다. 뇌가소성은 경험과 자극에 따라 시냅스의 강도를 조절하거나 새로운 신경망을 형성함으로써, 기억의 저장, 강화, 수정, 망각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유기적으로 가능하게 한다. 이 글에서는 기억이 어떻게 해마의 신경가소성을 통해 형성되고 유지되며, 나아가 장기적..